정말 세상 돌아가는 꼴이란...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고 어떤 한가지 일에도 해석은 다를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자기가 해석한 방향으로 사람들을 몰고가고 그쪽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은 나는 반대한다.

작은 모임에서의 문제도 큰 나라의 문제도 형식은 비슷하고 처리도 비슷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하나의 결정에 얼마난 규모의 피해자나 수혜자가 생기는가 그리고 그 사람들, 혹은 기득권자들이나 다수의 무리가 이익을 보기 위해 어떤 결정이 내려지는가.

이번 촛불집회만해도 마찬가지다.
아니 마찬가지라기 보다 이것을 통해 정부나 정치 기득권자들의 행태가 더 뚜렷해진 것같다.

이번 촛불집회에 대한 몇가지 생각은 이렇다.

일단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생긴 일에 충분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서부터 진행되어 오던 일이라하여 그 책임을 피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반대하면 오히려 더 대통령이 나서야한다는 생각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사과문이나 담화문이나 발표하고 실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점에 나는 실망하고 있다.

두번째, 언론은 촛불집회가 빨갱이나 좌익단체라고 하는 뉴스를 종종 내보내고, 국민들은 인터넷 방송을 보고 더 거리로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나 사회주요인사들의 저런 발언을 뉴스에 보내려면, 적어도 인터넷 방송처럼 경찰측에서 방송을 해도 좋으니 현장을 사실그대로 방송에 보내주면 국민이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말하는게 정말 좌익인가 우익인가를 판단할 것이 아닌가.
정치인들 말대로 인터넷 방송사들은 믿을게 아니고 촛불집회가 빨갱이들의 집회인지 국민 눈으로 판단 할 수 있게 뉴스로 "오늘 집회는 시위대의 폭력사고로 강경진압하게 되었습니다"라는 결과를 바라는게 아니라 "현장 상황입니다." 영상 보여주고 "사건 종료 후 00명 연행, 00명 부상이 있었고 시위대와 경찰은 해산하였습니다." 이런 뉴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좀 너무 논점없는 뉴스가 되버리지 않게 적당한 논점을 갖고 해설도 추가는 하되, 좀 객관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 일주일 반만에 인터넷 방송으로 집회를 살짝 엿보았다. 솔직히 공중파 방송사에서는 집회 상황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고, 오늘 시위는 잘 해산했다던가, 어떤 일이 있어 경찰이 어떤 식으로 진압하여 해산시켰다던가, 이런 뉴스만을 보다가 현장의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과정을 보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도 왜 방송 뉴스에는 이런 상황이 나오지 않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역시나 결론은 언론이 억압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대학생때 활동 했던 한 동아리에서도 어떤 사건이 일어났었다.
한 복학생과 신입생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은 피해자인 신입생이 회장에게 고발을 하면서 표면화 되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었으나, 사건에 대한 어떠한 증거물은 없었고 피해자와 가해자, 사건이 있은 후 생긴 증인들로 사건을 풀어나가야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회장을 비롯한 운영진들은 이미 피해자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고 가해자의 진술은 모두 거짓인 것처럼 여기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 늦게 알고 와서인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회장이 나에게 건네는 모든 상황 진술은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었다.
후에 가해자의 진술도 들어보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둘 사이에 있는 진술의 차이점은 어느 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둘의 진술을 들어본 후(피해자 진술은 본인에게 들은 것은 아니긴 하지만) 상황은 더욱 판단하기 힘들어졌다. 그때 어떤 선배가 슬쩍 넘겨한 말처럼 차라리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는게 어쩌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진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나중에 동아리 운영진의 결정이 있은 후에는 경찰에 넘어가나 그냥 이렇게 해결하나 큰 범주에서는 다를게 없었을거라 생각하지만.

나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될 지 몰랐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신입생은 피해자였고 복학생은 가해자였다는 것. 그리고 가해자에 대해 제명으로 처리한다라는 것에는 운영진의 뜻에 동의함을 밝혔다.

위 같은 처리에는 아무런 불만이 없지만 그것에 부수적으로 달려있는 조항에 대해 난 동의 한적은 없었다.
졸업도 한 상태이고 동아리 활동은 안하니 이런 비상시에 조언을 해주는 선배의 마음으로 조언을 남겼다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동아리가 운영하는 카페에 올라온 공지글에서 나는 한명의 제안자였고, 한명의 결정권자였다.

동아리에서는 이제 그 복학생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도 금지되었고, 그와 교류를 하는 것으로도 제명을 하겠다고 한다.

제명을 하고 더이상 공식행사에 그와 같이 못하게하는 것은 당연히 있을수 있는 조치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마저도 금지행위가 되는 것은 동아리에서 개인의 대인관계마저 관리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건에 대해 현 동아리에 거의 공개적으로 처리했으므로 그 복학생과 계속 연락을 할 것인가 아닌가는 동아리 회원이 판단해야 될 것이고 동아리는 강제적으로 만나면 짜른다는 식보다 이 학교 혹은 어느 동네사는 누구는 우리 동아리에서 이런 일이 있어 제명되었으므로 조심하라고 권고하는 것이 더 나은 조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조치가 맘에 안들어도 그건 내 맘에 안들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어차피 현재 활동하는 학생들에게 그 조치는 그냥 안만나면 되는 것 정도로 생각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아무말 없이 지냈다.

얼마전 동아리 카페에서 회원 몇몇이 탈퇴했다는 글을 보았다. 보면서 아 탈퇴했구나 싶었는데 그 뒤에 달린 회장의 사회부적격자 발언에, 솔직히 회장 자신이 만든 동아리라는 사회의 부적격자를 사회 전체의 부적격자인양 말한 그 발언은 좀 심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한 사건에 대해 그 사건을 해석하는 입장은 다양하다.
뭐 언급했던 사람들이 싫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사후조치에 대한 불만토로가 하고 싶었다.

하여튼 어느 한쪽의 의사가 완전히 묻힌 채 다른 한쪽으로 몰아가는 일은 개인적으로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쪽이 정당하고 옳은 일이라면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 의견을 끌어올려 사람들로 하여금 어느 쪽이 정당한가 판단시키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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