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근때는 예고했던대로 반스의 마운틴에디션(mte) 신발인 SK8-Hi MTE 2.0 DX를 신고 산행을 해봤다.

날씨의 경우 기온은 지난 출근보다 낮은 상태였고, 강설이나 강우의 영향은 없는 상태였다.
이번 등산화와 등산화 스타일 운동화의 비교의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은 밑창의 겨울 산행 적합성이었다. 그 시작은 캠프라인 등산화의 겨울철 밑창이 낮은 온도에서 쉽게 딱딱해지며 돌 위에서 미끄러짐이 쉽게 발생하는 현상에서 시작되었고, 보다 안정적으로 지지해주는 신발이면서, 산행 초보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와 가격대의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봄, 여름, 가을 우리산에서 가장 쓸만한 신발은 캠프라인이라는 게 개인적인 평가다.
오늘 신은 SK8-Hi MTE 2.0 DX의 경우 날씨가 더 추워진 상태였지만 밑창은 쉽게 딱딱해지지 않고 그립력을 유지해주는 편이었다.

밑창의 돌기는 설상에 어울릴만한 무늬였지만 발 앞뒤쪽 끝부분은 돌 위에 지지하기에 나쁘지는 않았다. 좌우 측면도 어느정도 돌 위에서 지지할만 했다.
대신 반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성격을 유지하는 부분이 있어서 산행에 어울린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깔창의 쿠션감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밑창과 깔창 사이 바닥면을 구성하는 부분이 너무 부드러워서 발바닥의 뒤틀림을 잡아주지 못한다. 특히 발바닥의 아치부분이 등산화처럼 견고한 느낌이 전혀 없고 바닥의 압력이 그대로 전해져서 발바닥이 쉽게 피로해졌다. 경사진 부분에서 앞코나 뒷꿈치만으로 지지했을 때 바닥면이 부드러워 쉽게 구부러지는 면이 발과 발목에 계속 무리가 되어 긴 산행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이컷 스타일을 하고 있지만 신발끈으로 발목부분을 꽉 조이면 오히려 발목 움직임에 방해가 된다. 흔히 등산화의 경우 아일렛의 위치가 발목 위치에 맞게 들어가거나 나와서 꽉 조여도 발목 가동에 문제가 되는 일이 없는 반면, 이 신발은 발등 부분까지는 꽉 조여도 상관 없지만 발목 부분은 살짝만 조여야 방해가 안되는 느낌이었다.

토캡 같은 부분도 외형만 살짝 다를 뿐 발가락을 보호하기엔 부족해 보였다. 솔직히 이 부분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브랜드의 등산운동화 스타일에서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형 올라운드 스포츠 브랜드에서 갑피를 여러 종류로 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1월 8일 추가] 하산시 기온이 -25도 안팍에서 표면이 반듯한 돌에서 밑창이 붙지 않는다. 하긴 이렇게 낮은 온도에 접지력을 유지하는 신발이 있을까 싶다. 눈이 뭉쳐진 곳에서의 보행도 문제 없었고, 돌 표면을 잘 골라 디디면 문제없었다. 다만 날리는 눈이 쌓여있는 돌에서 몇 번 미끄러졌다.

전체적으로 이 신발의 장점은 겨울에 신기 좋은 내피로 이루어져있어 추운 날 어떤 환경에서도 신을 수 있는 점. 밑창의 저온 경화성 문제보다는 밑창의 구성이 설상에 나름 어울리면서 바닥 경계면쪽으로 접지력을 높게 구성한 점.
단점은 바닥뒤틀림이 심한 점. 하이컷은 그저 디자인인 점.
총평으로 경사도가 있는 구간의 산행 시간이 2시간 이상이라면 발아치에 지지대가 있는 깔창을 깔고 신을 것(깔창 교체 가능). 이 신발은 겨울에 어울리는 신발이지만, 등산화 스타일의 운동화일 뿐 등산화는 아니다.

아직 반스의 스태틱 CC MTE도 산행 계획이 있었는데 사실 이번 산행에 많이 실망한 것이 사실이다. 스케이트 보드 스타일의 일자형 밑창은 발아치부분이 공통적으로 취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자료 수집 중에 다시 한번 알게 된 건 아디다스의 아웃도어 라인인 테렉스처럼 나이키의 ACG도 국내와 해외 판매 상품이 다르다는 것. 우리나라는 2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은 없지만 작은 땅 안에서 1500미터 이상을 짧은 거리에서 올라야하는 나름 가혹한 산행환경이 전문산악브랜드를 더 찾게 만드는 환경이 된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등산에 나름 관심이 많이 생긴 시기에 전문장비가 아니면 힘들다라는 진입장벽이 너무 아쉽다. 솔직히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아웃도어 라인 제품들은 제조사의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전문등산브랜드의 보급형 등산화보다 비싼 가격의 제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등산할때만 신을 수 있는 신발이 아니라 평소에도 아웃도어 스타일로도 신을 수 있는 범용성이 나름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등산화 신고 일상복에 친구만나러 가긴 사실 힘드니까. 그러면서 산행을 좀 쉬다 간만에 꺼내 신으면 밑창 접착제가 떨어져 고생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이제 다음은 어떤 신발을 신어봐야 할까 고민이 된다. 새로 막 사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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