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음소거

flywish 2022. 3. 29. 07:16

소리가 나지만 그 소리를 없앤 것.
비슷하게, 생각은 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것.
그런 상황들이 있다.
이게 낯을 가린다거나 내성적이라거나 하는 그런 얘기 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기보다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그대로 이야기하자니 너무 구구절절, 쓸데없는 이유를 집어넣어서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굳이 그렇게까지 표현할 건 아닌데 싶은 마음.
그저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내가 못났고 너가 많이 도와줘서 라는 설명같은게 필요한 게 아닌데 그걸 설명하려고 하는 그런 것.
한참을 써내려가고, 일단 말하거나 행동하고 나서야 추릴 수 있는 나는 미괄식 사고를 하고있는 것 같다.
말하거나 쓰지 않으면 내 사고의 흐름을 잡지 못하고, 무슨 주장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나는 말도 잘 못하지만, 나서서 말하고 싶지도 않고, 주목받고 싶지도 않으며, 표현하다가 주제를 표현하기 전에 끊길 것이 두렵고, 문과적인 문제로 나에게 답을 묻는 것이 두렵다.
이견없이 합당한 답이 있는 수학이 좋았던 내면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카톡을 네 줄 정도 쓰고서야 필요없는 말을 지우고 한 줄로 줄였다. 그저 인사를 할 뿐인데; 지워진 글들이 불필요한 표현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 마음속에서 나온 것들인데, 거짓이 아닌데… 그렇게 음소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