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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중음악 100대 명반]20위 H2O ‘오늘 나는’
flywish
2008. 2. 19. 11:30
[대중음악 100대 명반]20위 H2O ‘오늘 나는’ | ||||
입력: 2007년 11월 01일 09:37:29 | ||||
결론부터 얘기한다면, H2O의 3집인 ‘오늘 나는’은 1980년대부터 활동해온 헤비록 뮤지션 작품들의 정점이다. 록밴드의 사운드 측면에서 보면 81년 작은거인 2집으로부터 시작된 연주와 녹음에서의 참신성은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그 음반 이전과 이후는 록뮤지션 세대교체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본 앨범은 바로 작은거인 2집 이래의 ‘완결판’이다.
그들은 ‘당대의 모던한 록’을 하고 싶어 했는데, 이는 ‘현재 트렌드의 록음악’을 의미한다. 80년대 중·후반 세계적으로도 ‘팝메탈’이 활황기를 맞았고, 한국에서도 늦게나마 헤비메탈이 시작된 시기여서 헤비메탈은 무척 신선한 음악장르였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서 얼터너티브록이 주도권을 쥐면서 헤비메탈은 주류에서 밀려났다. 한국에서는 ‘죽은 자식 ×× 만지듯’ 시대상황에 대한 자각이 별로 없었고, 심지어 민중음악 진영에서는 음악적인 외피로써 헤비메탈을 차용한 이스크라, 메이데이와 같은 밴드들이 등장하여 음악적인 난센스를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H2O의 ‘당대의 모던한 록’이란 음악방향성 설정은 남달랐다. 이들은 ‘새로운 음악’을 생각했지만, 음악적인 모델 안에는 롤링 스톤스와 같은 ‘클래식 록’ 밴드가 들어 있었다. 이것은 장르적인 측면에서의 새로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90년대 얼터너티브록의 기원인 개러지록(garage rock)을 염두에 둔 세션에서의 ‘모던함’으로 이해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당시까지도 한국 헤비메탈신에는 80년대 헤비메탈의 영향이 남아서 기타 연주에서도 ‘솔로 지향의 속주’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리듬 위주’의 연주를 위해서 카리스마에서 베이스를 연주했던 박현준을 기타리스트로 영입한 것만 보더라도 H2O의 다른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생각했던 콘셉트가 완전하게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2집 이후 나오게 되는 3집 ‘오늘 나는’은 세션 면에서나 녹음(마크 코브린) 면에서나 90년대 내내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작품이다. 강기영의 두툼한 베이스, 김민기의 깔끔한 드러밍, 김준원의 매력적인 보컬도 일품이었지만 박현준의 개성적인 기타 톤과 리듬워크, 좋은 멜로디 감각은 당시 한국에서는 거의 들을 수 없었던 완성도 높은 연주였다. 그리고 창작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강기영·박현준 체제는 최상의 파트너였다. 강기영의 ‘고백을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해’ ‘짜증스러워’, 박현준의 ‘착각 속에서’ ‘방황의 모습은’ ‘그녀의 모습을’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명곡들이다. ‘회색 해는 넘어가고 밤과 별이 머리 위로 떠오르면/ 고개 들어 노래해야만이 느낄 수 있는 노래를 하지/ 언제부터 우린 이다지도 막연히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야 했을까’(‘나를 돌아보게 해’)와 같은 유형의 가사는 록밴드의 음반에서는 거의 처음 본 것이었다. 다시 얘기하지만 이 음반을 들어보지 않고 90년대 한국록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성 : 1986년 ·구성원 : 3집 당시-김준원(보컬) 박현준(기타) 강기영(베이스) 김민기(드럼) 현재-김준원(보컬) 토미킴(기타) 김영진(베이스, 컴퓨터 프로그래밍) ·주요활동 -1986년 싱글 ‘멀리서 본 지구/사랑 찾아’ -1987년 1집 ‘안개도시’ -1991년 2집 ‘걱정하지마’ -1993년 3집 ‘오늘 나는’ -2004년 4집 ‘BOILING POINT’ 〈박준흠|가슴네트워크 대표 gaseum.co.kr〉 |